국내 기독교계에서 논란이 벌어진 SBS 다큐멘터리 '신의 길 인간의 길' 4부작이 끝났다. 이 다큐멘터리는 예수 실존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여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사면서 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교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선교와 정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종교의 인류사적 영향을 살피고 궁극적으로 종교간 영향력을 인정하고 종교간 소통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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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수적인 복음주의 신앙을 견지하면서 국내 보수 개신교회가 집단화, 정치화 되는 현상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각 종교가 결국 신을 찾으려는 인간의 노력이기 때문에 서로를 인정함으로서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종교는 개인의 체험과 영성에 기초해야
솔직히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비교 종교학'적 관점에서 보면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종교학자들과 신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들을 종합적으로 편집해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좀 충격적인 이유는 국내 개신교도들이 이러한 견해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나 대응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초창기 한국 개신교 선교사들은 신학적 지식 보다는 영성에 초점을 맞추어 신앙 교육을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개신교회에서도 앎의 지식 보다는 영성을 중요시 한다. 목사님들이 신학적 지식을 몰라서 그런것은 아니다.

일반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3년의 신학대학원 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학부에서 신학을 전공한 경우 7년 동안 신학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목회자들이 성경에 대한 성서 고등 비평이나 비교 종교학 같은 과목을 수강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목사님들은 교회에서는 일반 신도들에게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신학(神學)이란 것 자체가 인간의 관점에서 보는 하나님에 대한 학문으로 기반이 인간의 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의 지식이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체험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신앙을 역사적 배경과 지식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다른 종교가 나와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고자 한다면 그 신앙이 지식 이상이 될 수 있을까? 마치 '사랑'에 빠질때도 합리적으로 분석해서 사랑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를 선택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종교적 신앙이라는 것은 '개인적 체험을 통해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관을 가지고 조용히 사회를 변혁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사회적 가치가 높은 종교
개인의 가치관을 변화 시킴으로서 종교적 가치관이 얼마나 잘 실천되어 왔는가로 판단을 해 본다면, 기독교 신앙은 다른 종교 보다 사회적 가치가 높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기독교는 자기 희생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다.

물론 인류사적으로 십자군 전쟁이나 종교 전쟁 같은 해악이 적지 않았지만, 이것은 종교의 정치적인 부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각 개인의 신앙적 가치관들이 물방울이 되어 인류사를 이끌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 개인의 가치관이 자유와 평등을 기반한 민주주의, 청부를 기초로한 자본주의 등 기독교적 가치관이 영향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SBS 프로그램은 종교를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악의 세력이니 사탄이니 하는 종교적 언어를 현실에 가져옴으로서 종교적 반목만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마치 '죄'에 초점을 맞춘 종교적 언어를 사람을 향하고 있는 듯 말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종교인으로서 악의 세력이라는 것은 무차별 테러, 독재를 통한 기아, 대량 살상 무기를 일으키는 영적 세력을 가르키는 것이지 결코 그것을 자행하는 사람에게 향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부시, 김정일, 빈 라덴은 비난 받아야 한다.)

대다수 기독교인은 이미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지고 그들과 공존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맹목적 종교적 집단주의이며 이는 기독교인들이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것들이다. 기독교는 묵묵히 자기를 희생 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SBS의 프로그램가 시의적절했던것은 인정하지만, 메시지의 배경이 된 종교간 화합의 논리는  개인의 종교적 체험의 가치를 부정하는 독이 될수도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려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