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Open Knowledge Insight 컨퍼런스 마지막에 흥미로운 패널 토의가 있었다. 한쪽에는 위키백과 편집진이 다른 한쪽에는 블로그와 신지식을 주로 다루는 사람들이 앉았다.

흥미로운 점은 위키백과 편집진들은 평소에 개인적이거나 주관적인 글을 쓰기 꺼려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케골님은 자기를 외부에 드러내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다고도 하셨다. 한편으로 객관적 지식 창고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엿볼수 있었다. 가급적 (인생에서) 주관적 성향을 배제하고자 하는 분들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한국어 위키 백과가 대중화 되기 어려운 문제로 "저작 도구"로 방향을 틀었는데, 위키 에디터와 문법에 대한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해묵은 이야기였다. 한편에서 위지윅 에디터나 다른 방식으로도 좀 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 했고 위키 백과 편집진은 진입 장벽이 되는 건 이해하지만 정말 배우기 쉬운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공헌 체계와 커뮤니티 문화에 있다는 생각이다. 위키백과도 '자발적 참여와 공헌'이라는 측면에서 오픈 소스와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 따라서 좀더 체계적인 공헌 방법과 인간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참여 단계의 명시적 안내
오픈 소스에서는 버그 리포트, 버그 모니터링, 번역, 문서화, 패치 작성, 커미터등 상당히 여러 분야의 공헌 체계가 있다. 시간이 없는 사람을 비롯해서 시간이 많은 사람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공헌 단계가 있다.

위키백과는 주로 분야별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제로 이것을 공헌 난이도별 체계로 바꿀 필요가 있고 자기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공헌이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는 안내가 필요하다. 그걸 모르고 "편집"을 누르니 막연해 지는 게 아닌가.

단계별 멘토링 체계 제공
적어도 위의 세 가지를 할 수 있는 분이고 꾸준히 시간을 내어 공헌 하는 분이라면 편집자중 한 사람이 멘토가 되어 어떤 분야에 어떤 내용을 해야 할지, 분류는 어떻게 하고 문서 연결은 어떻게 하고 하는 점을 손수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오픈 소스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피어 리뷰(Peer Review)이고 이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위키백과가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라 공동 작업인 만큼 온라인에서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멘토가 만들어 지면, 문법에 대한 질문/답변도 쉽게 할 수 있고, 정글같은 토론에 앞서 경험자의 조언을 들을 수도 있어서 토론에 지쳐 쓰러지는 일을 피할 수도 있다. 분야별 피어와 멘토를 의무적으로 두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질적 공헌에 너무 치우지치 말것
마지막 충고는 공헌의 질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 사람들이 올린 버그 리포트가 이전에 등록된건지 아닌지를 판단해주는 일종의 인간봇이 존재한다. 그 사람들은 새로운 버그가 올라오면 바로 검색해서 중복 버그인지 판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정말 단순한 작업을 하는 것 같지만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위키백과에서도 만약 공헌의 경로가 '객관적 정보의 생산'에 대해 너무 초점을 두면 참여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특히, 한국어 위키백과처럼 아직 표제어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될 수 있는한 많은 양적 축적을 위한 초기 엔트리를 낮추어 주는 시스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질적 구축은 고급 편집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위키백과 참여자로 처음 입문할 때 문법이나 뭐나 아무것도 몰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위지윅 에디터와도 관계 없는 일이다.

(1) 단순 작업: Copy & Paste만 알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다행히 Daum의 지식 공유 프로젝트가 할일을 많이 만들어 주었다. 나머지는 생각하지 말고 없는 표제어가 있으면 붙여넣기 신공만 발휘해도 괜찮다. (나머지는 편집자들이 고쳐 줄 것이다.)
(2) 어법 다듬기: 당신이 글쓰기 관심이 있는 분이면 맞춤법이나 틀리거나 어색한 문장을 고쳐줄 수 있다. '편집'을 누르고 이상한 문자(위키 문법)은 신경쓰지 말고 문제되는 부분만 고치고 왜 고쳤는지만 쓰면 된다.
(3) 외국 문서 번역: 많은 위키백과 정보는 영문으로 되어 있다. 특정 분야 전문가라면 영문 위키백과의 내용을 Copy & Paste 해서 문법 부분은 그대로 두고 문서 번역만 하면 된다.

이렇게라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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