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산업자원부의 꼬드김에 못이기는 척 한국에 Engineering Center 설립을 발표했다. 정확히 알아야 하는 점은 구글이 세우기로 한 것은 R&D센터가 아니라 Engineering (Office)Center라는 점이다. 보도자료에서 그렇게 표기한 것은 산자부가 진행중인 '해외 R&D센터 유치 사업' 때문에 그럴것이다.

기업에서 R&D와 엔지니어링이 뭐가 다른가라고 이야기 하면 별로 할말은 없지만 정확하게 해야 겠기에 그렇다. MS ResearchYahoo! Research만 보더라도 실제 R&D와 Engeering은 차이가 크다. 현재 구글의 R&D센터는 인도에 있다. 나머지 지사는 Sales Office거나 Engineering Office, 혹은 둘 다 함께 있는 것이다.

Engineering Office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구글 본사에 근무하기 어렵거나 그 지역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쾌적하게 만들어 주는 사무실로 그 지역만의 특별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자사의 기반 플랫폼 위에서 소규모팀 단위로 (아이디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것이 커지면 정식 프로젝트를 거쳐 실 서비스로 나오는 일종의 시장형 개발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형 서비스가 나오기는 상당이 어렵다. (다만 특정 지역 사람의 아이디어가 글로벌한 컨셉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전 세계에 개발 사무실을 두는 것일 게다.)

따라서 당분간 한국 개발 사무실이 국내에 파급력을 주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국내 인력이 어느 정도 이동을 하겠지만, 이들이 전 세계에 흩어진 구글 엔지니어들과 공동 작업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능력(영어, 글로벌 마인드, 의사 교환 방법, 기반 시스템 숙지)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 근무하고 싶은 구글 본사 내 개발자(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들이 파견되어 올 가능성이 크다.

또 한가지는 구글은 인재 정책에서 엘리트 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원하는 인재를 못찾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있더라도 아주 소수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서 나의 '유감'은 출발한다.

산업자원부가 진행하는 '해외 R&D센터 유치 사업'에 구글이 적합하냐는 점이다. 구글의 엔지니어들 중에 석박사급 고급 인력이 많기는 하지만 국내 고급 기술 인력을 키워 환원한다는 측면에서 진행하는 이 사업의 취지와 애시당초 맞지 않다. 또한, 이전에 이 사업에 수혜를 받은 업체 대부분은 국내에 설비나 인력에 대한 직접 투자를 하고 있었던 업체들이 많다. 투자 유치 노력은 좋지만 '구글'이라는 이름에 거는 성과 주의 냄새가 난다.

또한, 그동안 국내에 투자 없이 관망만 하다가 눈먼 돈 받아서 탐색이나 해보자는 구글의 의도도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는다. 소문에 첫눈이 구글과 인수 협상이 있었다는데 300억대 딜이 있었다고 믿어 지지 않을 정도로 투자 액수도 적다. (물론 그 소문이 와전됐거나 과장됐을 가능성도 있다)

내가 겪어본 대부분의 외국계 IT 기업은 한국에 직접 투자를 하기를 꺼린다. 왜냐하면 투자한 만큼 효율이 안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내 내수가 커야 하고, 내수가 커야 수출을 하는 제조업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은 오랜 동안 시행된 정부의 국산 장려 운동에 물들어 있고, 여러 산업들도 정부 보호 아래 있었다. 이런 것이 서비스 산업에도 고스란이 영향을 미친 결과 이다.

중국과 일본에 비해 투자 효율이 적은 한국에 억지 춘양식으로 투자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구글 까지 그 대열에 끼여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p.s. 10일 저녁에 소수의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저녁 식사가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블로거들이 아닌지 NDA Declined를 못했는지 감감 무소식이다.